이번 선정 도서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려면 모른 척해야 하는 일도 있는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
“하지만 만약 우리 애가 그중 하나라면?”
“내 말이 바로 그거야.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

불의를 묵인하는 건 사소하다. 정의를 지키기 위한 작은 선택을 하는 것 또한 사소하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대단한 일이다. 큰 파급효과를 낸다. 불의를 묵인한 자는 불의 앞에서 눈을 돌리고 정의 앞에서도 눈을 돌리게 된다. 눈을 둘 데가 없어 그저 허공이나 바닥만 쳐다보게 된다. 방어적이고 사적이게 된다. 하지만 정의를 지키기 위해 작은 선택을 한 자는 불의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고 자신의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타자를 살려내는 일에 몸을 던진다. 그것이 지극히 사소한 일이라도 상관없다. 살리는 일이면 된다.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이라도 좋다. 살릴 수 있다. 나의 사소한 선택은 대단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클레어 키건의 두 작품을 내리읽으며 그녀의 문장들 속에서 사흘을 보냈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글만이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문학의 힘을 다시금 믿게 된다.
부분 발췌: 가난한선비/과학자 (2024.01.29),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원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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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Novel by Claire Kee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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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날짜: 3/24/2025 (월)
모임시간: 8:00 - 10:00PM EST
모임장소: Zoom Meeting
+ 참석을 원하는 분들은 오픈톡에서 RSVP를 부탁드립니다.
+ 온라인모임입니다. 당일 오전에 카카오톡을 통해 개인별로 초대장이 발송되니, 운영자 "재호"와 1:1 대화기록이 없는 분들은, DMV북클럽 오픈챗방에서 아이디 "재호"를 찾아 1:1 Open Chat을 통해 Zoom 링크를 요청해주세요.
+ 자유롭게 대화하는 편안한 형태의 모임입니다. 반대와 찬성을 가르는 논제식 토론이 아니라 소감과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열린분들과 책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눕니다. 부담없이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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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다', 벗기다', '가라앉다', '북슬북슬하다', '끈', '흑맥주', '불다' 등의 단어를 써서 임신하고 물에 뛰어들어 죽 은 여자를 암시하고자 했고 가능하다면 그런 뉘앙스가 번역문에도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클레어 키건이 번역자에게 말해준 조언이다. 번역자는 책 말미에 쓴 '옮긴이의 글'에서 첫 문장에 대한 작가의 조언을 기록했다. 아래와 같은 자신의 생각도 곁들인다.
"저는 좋은 이야기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독자가 이야기를 다 읽고 첫 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도입 부분이 전체 서사의 일부로 느껴지고 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 뒤에 이어질 내용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읽고 첫 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라는 말, 나의 독서 모습이다.
나는 소설의 마지막 장 읽기를 끝내면 반드시 첫 장으로 돌아와 조금 다시 읽는다. 읽기 시작할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예상했던 것과 다른, 예상에 적중했던 도 입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끝나야 책 읽기가 끝난다. 독자는 어쩌면 저자와 함께 책을 써나가는 또 하나의 작가, 동반 작가인지도 모른다. 저자의 곁에 바짝 붙어 따라걷거나, 다른 길에 한눈을 팔며 저만큼 떨어진 저자를 뒤 쫓아가거나, 어떨 때는 저자보다 앞서 성큼성큼 걸을 때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저자 클레어 키건의 곁에 바짝 서서 그녀가 숨겨둔 '암시'를 캐내느라 긴장했다.
부분 발췌: morgen (2024.07.15.), "책 리뷰 + 선한 목자 수녀회 막달레나 세탁소", 브런치스토리, 원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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